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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갤러리/정치경제

일본, 중의원 해산과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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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앞서 이 글은 일본과 정치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 개인적은 의견을 가지고 작성한 글입니다.

2021년 10월 14일 일본은 중의원을 해산하였다.

"지금 막 총리한테 조서를 전달받았기때문에 낭독하겠습니다"
"일본국 헌법 제7조에 따라 중의원을 해산한다"
만세*3

(위랑 동일)
일본의 의회 해산은 일본이 2차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70여년의 일본국 역사 속에서 총 24번(이제 25번)이나 있었으며, 임기를 모두 채운 적은 단 한 번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이번에 또 의회를 해산한걸까?

일단 일본은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와 달리 의원내각제다. 그렇기때문에 의석수를 과반을 차지해야 여당이 자기 마음대로 내각(총리 및 장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여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모두 장악해 행정업무는 물론 입법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여당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종종 자기들의 지지율이 떨어질 기미가 보여 임기를 다 채운 다음 실시될 원래의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면, 아직 자신들이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의회를 미리 해산하여 선거에서 승리를 하는 방식을 매우 자주 사용하고있다. 그렇기 해산 후 다시 선거를 치루어 과반을 차지하기만 한다면 자신들의 정권은 못 해도 4년 동안 연장이 가능할테니 말이다.

역시 이번에도 자민당이 의회를 해산한 이유는 현재 총리인 기시다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시다는 총리가 된 지 10일(10월 4일 총리로 취임)밖에 되지도 않았는데, 지지율은 도대체 왜 떨어지는지 궁금해할 수 있을 거다.

저번달 일본의 자민당 총재선거(자민당 총재(당 대표)가 되면 총리가 되는 거임) 후보들 중 일본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은 다름아닌 고노 다로다. 고노 다로가 누구냐면

한국인들에게 매우 밉상짓을 하는걸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인기는 고노 다로가 압도적인데 어떻게 기시다가 총재가 될 수 있었을까?

자민당에서 총재를 뽑는 시스템은 위와 같다. 국회의원은 1인1표이고,110만명의 당원들에게 주어지는 표는 국회의원 표와 동일한 숫자(선거 전 의원 1명 탈당으로 의원표가 382표로 결정되었으나, 2명 사망으로 인해 의원표는 380표가 되었고 당원표는 382표)다. 즉, 이 시스템을 자세히 보면 일본에서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표보다는 의원들의 표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의 총재 선거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기시다 후미오가 1위, 고노 다로가 2위를 하였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은 사람(381표를 받아야함)이 없기때문에 투표는 당연하게도 결선투표로 넘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결선 투표에서는 의원표의 수는 그대로지만 당원표가 382표에서 47표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국민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고노 다로는 당원표의 82%인 39표를 받았지만, 의원들에게는 131표를 받아, 총 257표를 받은 기시다 후미오에게 패배하고 만다.
후보로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와 노다 세이코가 없었다면 그 표가 나뉘어 고노에게 갔을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고노 다로와 기시다 후미오 2명만의 경쟁이었다면 고노 다로는 이미 1차 때 당원표 313표(결선 당시 얻은 당원표가 82%여서 단순하게 계산)를 받을 수 있기에 의원표 68표만 모으면 과반을 넘기게 되었을 것이고, 총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디 오잉? 함께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었던 노다 세이코는 저출산담당특별대신이 되었고, 다카이치 사나에는 자민당의 2인자 자리인 정조회장이 되었다. 아! 결국 어차피 같은 자민당 의원이니 선거가 끝나고는 서로 악수를 하며 화해를 한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될까?

아베와 대립각을 세운 고노 다로는 이번 기시다 내각에서 장관도 못 되고, 자민당 내에서는 좌천이나 다름 없는 홍보부장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그렇다. 자민당의 이번 총재 선거는 기시다를 승리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다카이치와 노다를 후보로 내보내 고노가 1차 투표때 과반을 얻지 못 하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누가 시켰을까?

그건 바로 일본 자민당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통칭 3A,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전 총리, 아마리 아키라 전 국무대신이다. 바로 3명은 총리직을 그만 둔 후에도(아마리는 총리한 적 없지만) 뒤에서 자민당을 조종하고 있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시다 후미오가 총리가 된 것은 결국 아베 전 총리가 하던 시기와 전혀 달라진게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 증거로 아소 다로는 자민당의 부총재직에, 아마리 아키라는 자민당의 간사장(실질적으로 자민당 내부를 관리하는 자리)에 앉게 된다(아베는 건강상 이유로 총리를 그만둿었기 때문에 아직 등장하기에는 이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베 전 총리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총리를 했으니 인기가 많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 할 수가 있다. 인기가 많은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고 하면 왜 기시다 현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걸까.

현재 아베는 모리토모학원 비리사건, 벚꽃을 보는 모임 비리사건, 가케학원 문제 등으로 매우 골치가 아픈 상태이다. 그리고 아베는 임기가 끝나기 전, 도쿄올림픽 전에 그만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거다. 이때, 아프단 이유로 그만둔걸로 알고있을텐데, 실상은 아픈게 아니라 이런 비리문제로부터 도망을 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대대로 일본의 총리나 대신, 혹은 거물 의원들이 비리의혹이 밝혀져 집중타격을 받으면 내각에서 물러나 조용히 숨는 걸로 유명하다. 그 예로 아마리 아키라 현 자민당 간사장도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장관을 그만뒀다)
아베는 아직까지도 여러 비리문제로 잡혀들어가기는 커녕, 의원직을 잘 지키고 있고, 자민당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 스가 정권 때와 현 기시다 정권은 당연히 자신들의 배후에 있는 아베의 심기를 거스르지않도록 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도 바보가 아니기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알고 있고, 그렇기에 아베는 물론, 현재 총리인 기시다의 지지율이 떡락중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일본 정부의 코로나 대응 역시 일본 내에서 욕을 먹고있기때문에 자민당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은 아베와 반대편(?)(사실 원래 고노도 친아베 파벌이지만, 이번 총재선거에서 반아베로 유명한 이시바 시게루와 손을 잡으면서 반아베 노선에 올라탔다)에 있는 고노 다로가 총리가 되면 바뀌는게 조금이라도 있지않을까(근데 어차피 둘 다 같은 당인데?) 내심 기대를 했지만, 친아베가 가득한 자민당에서 그걸 허락을 해줄리가 없다.
그렇기때문에 친아베가 지지해서 총리가 된 친아베 기시다 후미오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고,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가는 정권 재창출을 못 할 것 같아 기시다는 허겁지겁 10월 1일 총리가 되고 14일이 지난 오늘 의회를 바로 해산을 한 것이다.

거기다가 아베 내각 시절은 물론, 스가 내각 당시 코로나 문제로 일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의 입지를 크게 키운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지사(원래 자민당 소속 방위대신(우리나라의 국방부장관)이었으나 아베와 대립을 하였다가 좌천당한 이후 탈당함)가 창당한 희망의 당이 도쿄의 지역정당에서 벗어나 중앙정당으로의 진출을 발표하였다. 이로 인해 새로운 야당의 등장으로 인해 자민당은 희망의 당이 선거를 준비하고 지지를 받기 전에 급하게 의회를 해산시키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이건 아베 총리 때 자료지만, 저런 양상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보면 딱 알다시피 자민당 내 여러 파벌의 대다수가 친아베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여러 복잡한 이유들로 인해 일본은 2021년 10월 14일,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지 10일째 의회를 해산한 것이다.

참고로 우리 한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펀쿨섹좌는 아베라인이 아닌 고노 라인을 탔다가 곧바로 장관에서 짤리고 이도저도 아닌 찬밥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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