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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갤러리/경제학사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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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19세기 공장이 가내수공업을 대체하면서 빈민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맑스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바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맑스는 인간의 의식과 제도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시대의 물질적 기반과 생산방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유물사관에 입각하여 노동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에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 임금만을 지불한다고 주장하면서,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발생시켜서 차지하는 것을 ​‘착취’라고 규정면서 노동가치설을 주장하였다. 노동가치설이란 상품의 실체는 다름아닌 인간노동이며 상품의 가치는 그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으로 결정된다는 학설이다. 맑스는 ​정(thesis,자본주의), 반(anti-thesis,갈등), 합(새로운 구조) 논리를 통해 노동자가 생산과정과 생산물로부터 소외되고 결국, 자본가의 이윤율도 점차 낮아져 자본주의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는 논리인​ ‘이윤율 저하의 법칙’에 의해 자본주의는 망하고 폭력혁명과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거쳐 계급이 없는 이상사회가 건설된 것이라고 보았다. 자본가가 노동을 기계로 계속 대체하면 생산성은 증가하고, 노동자의 임금은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보면 맑스의 이러한 주장이 옳지 않은 것일까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약 250년 전 등장한 자본주의는 3번의 역사적 큰 위기에 직면하였고, 항상 새로운 대안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발전을 해 왔다. 1857년에 발생한 첫 세계 공황은 자유무역 확대 및 식민지 개척으로 극복을 했고, 1929년 대공황 당시에는 케인즈주의로 해결을 하였다. 그리고 1970년 스태그플레이션의 경우에는 신자유주의가 대안으로 제시되어왔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2008년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4번째 위기를 직면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마땅한 대안 없이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시행된 긴축정책과 양적완화는 모두 효과가 미미했기에 역사상 전례 없는 대안 부재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 독일 재무부장관 슈타인브뤼크가 ‘맑스가 지금도 여전히 옳다’라고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의 운명을 말한 ‘자본론’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칼 맑스는 자본주의 유효기간 문제를 제기한 유일한 경제학자라 할 수 있다. 맑스의 저작 ‘자본’에는 가치론, 축적론, 재생산이론, 공황론 등 자본주의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담았고, 자본주의 유효기간 역시 담겨있다. 우리는 공화론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유효기간’ 문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위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자본주의 위기는 원인을 알아야 답을 찾을 수가 있다.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본주의 위기가 반복되는 것이다. 맑스는 ​오늘 날 자본주의를 과거 봉건제의 연속된 산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봉건제와 자본주의의 차이점은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라고 할 수 있다. 봉건제 당시에는 자급적 구조로 인해 생산과 수요가 같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구조적으로 ​생산 소비 불일치 가능성을 가지고 출발하였기에 언제나 위기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 작동구조는 택시기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영업용 택시기사는 주야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하면서 하루 수입으로 18만원가량을 벌고, 연료비로 6만원을 사용하여 일수입이 12만원 가량이다. 하지만 사납금으로 11만원을 내이게 일순수입은 1만원이 된다. 만약 21일 만금 시 한달 수입은 월급 80만원과 21만원으로 약 100만원이 된다. 당초 기사의 영업수입은 250만원이 되어야 하지만 기사는 100만원만을 가져가고 나머지 150만원은 회사의 몫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잉여노동이다. 이렇게 생산 총액은 택시기사의 총 노동시간인 12시간이지만 5시간만이 임금이 되고 이는 생계 유지에 모두 소비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7시간은 회사의 몫으로 가게 되고 대부분 재투자로 사용이 되기에 7시간만큼의 소비가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재투자는 중간소비로 경국 생산이 되기에 이는 생산소비 불일치가 되고, 이는 생산과잉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이러한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자본주의 이론은 끊임없이 등장해 왔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셰이의 ‘셰이의 법칙’ 등이 그 예이다. 자본주의는 약 10년 간격으로 구조적 위기가 반복되어왔다. 1857년 최초의 세계 공황의 경우에는 식민지 개척과 자유무역 확대로 극복을 해왔으나, 이는 외부에서 소비를 메워 생산과잉과 소비 부족을 해결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또 생산 과잉으로 인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었고, 1929년에 대공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당시에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케인즈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 케인스는 부족한 소비를 메울 방법으로 국가의 소비 확대를 제안하였다. 상품 생산 없이 화폐만 발행하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시중에 돈이 돌면 기업 활동이 원활해져 고용이 확대될 것이므로 기업, 노동자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구면 국가는 발행한 화폐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케인스의 주장이었다.

이러한 케인스주의에 바탕을 둔 것이 바로 뉴딜정책이다. 하지만 화폐 발행에도 구매 및 생산 정체, 회수되지 않은 화폐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서 케인스주의의 효력이 상실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비가 대폭 증가하였고, 이후 소비 정체가 도달하면서 케인스주의가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산소비 불일치가 재연되었고, 베트남 정잭으로 인한 미국의 통화 남발,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자본주의 위기가 더욱 확산되었다.

이후에 등장한 극복안은 신자유주의이다. 신자유주의는 민간 신용으로 소비부족을 해결하자는 주장을 하였다. 이로 인해 1980년 신용을 창출하는 금융이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이후 금융수익 증가로 시장경제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이어지게 되었다. 신용이란 미래 소득을 앞당겨 사용한 소비인데, 미래 소득을 당겨 쓸수록 더 이상 당겨쓸 소득이 없는 상황에 직면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뚜렷한 대책 없이 위기가 지속되어 오고 있고, 생산소비 불일치 문제 해결 없이는 자본주의 발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새로운 경제체제로 자본주의 문제 해결을 주장한 초기 사회주의자들은 모두 제왕적 사회주의로 변함으로써 실패하였다. 맑스는 사회주의 실패 원인 중 하나는 ​의지와 현실이 곧바로 일치하지 않음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의지와 현실을 일치시킬 수 있을까? 범선으로 바다를 건너려면 바람을 다스려야 하는 것 처럼 의지와 현실을 일치시켜주는 닻과 같은 경제제도가 필요하다.

초기 사회주의가 실패한 이유는 자본주의를 봉건제로 되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맑스는 자본주의의 해법은 더욱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 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노동의 조직화가 협업생산으로 발전하였고, 이로 인해 자본주의는 더욱 진화하여 자본주의보다 더욱 풍요로운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업과 기계로 인한 산업혁명때문이다. 이로 경제적 풍요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노동시간에 타인을 위한 노동 시간이 포함되면서 이는 생산소비 불일치를 불러오게 되었고, 자본주의의 풍요가 극소수에게만 돌아가며 양극화가 발생했단 단점 역시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맑스의 해법은 어떠한 것일까? 맑스는 경제적 풍요를 더욱 발전시키고 변증법을 통해대립적 관계를 극복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하였다. 남녀의 경우 부부(가족)으로, 너와 나는 우리라는 관계로 만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타인을 위한 노동과 나를 위한 노동은 우리를 위한 노동으로 발전시키며, 경제적 풍요를 우리 모두의 사회적 소유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간 차이는 모두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개안 간 차이, 개인적 소유는 모두 인정하되 ​개인적 소유를 바탕으로 사회적 소유를 형성하자는 것이 맑스의 해법이다. 우리를 위한 노동 시간이 모두를 위한 소비에 사용될 경우 사회적 소비가 가능해지기에 생산소비 불일치가 해소될 수 있도록 사회적 소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맑스의 해법은 이미 실현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사회적 영역의 확대가 바로 그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여가시간이 확대가 되었고, 이는 집밥 백선생, 제주 올레길 등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너와 나를 대립적 관계에서 통합적 관계로 만드는 것처럼 경제는 사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 영역을 확대할 때 발전이 가능한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협동조합 설립 등의 등장으로 실현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보다 더욱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맑스의 ‘불편한 진실’에서 혜안을 얻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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