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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갤러리/경제학사

자유론을 통해 보는 바람직한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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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은 자신을 가르친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담과는 다른 주장을 하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문구처럼 행복의 양을 중시하는 합리주의 철학인 공리주의와는 달리 밀은 “소수의 행복도 소중하다”라는 말처럼 행복의 질을 중시하며 “배부른 돼지보다 불만에 찬 소크라테스가 되고싶다”는 낭만주의 철학을 내세웠다.

1601년 영국에서는 극빈층에 대한 최초의 정부 보조인 구빈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19세기 초에 구빈법 폐지 논란이 가열되었는데, 극빈층의 증가로 중산층의 세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토마스 맬서스와 데이비드 리카도는 “세금을 극빈층에게 나눠 주는 것은 자원 낭비”, “정부 보조를 받는 극빈층은 자식만 많이 낳게 될 것”이라며 구빈법 폐지를 주장하였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은 복지의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구빈법 개정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밀의 생각이 반영되어 1834년 구빈법에 수급자의 자립의욕 감퇴 방지가 목적인 열등처우의 원칙(Principle of Less Eligibility)이 추가되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다수의 횡포가 횡행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고민한 결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면 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해악의 원칙’ 아래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해야한다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밀은 개인의 3가지 자유를 얘기했는데 이는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는 자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이다. 그리고 이 세가지 중에서 앞 두가지를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1.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자유

약 150년 전 존 스튜어트 밀은 산업 혁명 이후 개인의 개별성 상실 문제에 대해 비판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자질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타인에 의해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면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고 말했다.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어 다양한 사회로 발전되어 나갈 때 진정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기 발전을 도모할 때 행복을 체감하기에 존 스튜어트 밀은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는 자유를 가장 소중한 자유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무조건적인 개인의 자유 보장이 아니다.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을 구분해야 한다. 사회적 삶 속에서 개인이 따라야 할 2가지 의무가 있는데, 이는 타인의 이익을 침해 금지, 사회 구성원이 해악과 간섭으로부터 보호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노동과 희생의 자기 몫 부담이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위해 사법기관이 개입되어야 하며, 이러한 기관의 운영을 위해 세금이 필요하며, 그렇기에 개인의 노동과 납세의 성실한 의무 수행이 필수적이다. 개인은 의무 불이행 시 개인의 자유를 제한 할 수 있다. 그리고 개개인이 서로를 도와 선악을 구별하도록 도와줄 의무 역시 있으며, 잘못된 길을 걷는 사람을 선도하기 위해 간섭과 강요가 아닌 확신과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며, 힘의 논리가 아닌 자유를 존중해주는 방향에서 ‘자기 발전’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2.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는 자유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는 자유에서 주의해야할 점이 2가지 무오류성이 있다. 첫번째는 자기 자신은 항상 옳다는 것이다. 이는 두가지 이야기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청년타락죄와 불경죄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 된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이다. 소크라테스는 ‘여러분들은 지금 여러분들이 역사에 어떤 죄를 짓는지 모르고 있다. 나 같은 애국자를 죽이는 것은 여러분 삶에 결정적 오점을 찍는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살러 가고 나는 죽으러 간다. 누가 옳은 길을 가는 지는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라며 소피스트들과 배심원들에게 무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다른 예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야기가 있다. 기존 관습에 따라 만신전 신들에 대한 신앙을 유지하며 기독교 박해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 생각한 그는 자유의 억압자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 두가지 예를 보면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두번째는 다수 의견은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밀이 회의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100명 중 단 1명이 반대를 한다면 밀은 1명의 반대 목소리를 반드시 들으려 할 것이다. 그 이유는 1명의 주장을 들어보았을 때 그 주장이 틀렸다면 99명이 옳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며, 그 주장이 맞다면 놓칠 뻔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밀의 자유론에서 핵심이며,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의 중요성이다.


3. 보다 성숙한 조직을 위해

보다 성숙한 조직을 위해 다수의 횡포가 횡행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는 방법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한다. 첫번째는 임직원의 자율성 보장이다. 행복한 사람이 즐겁게 일하고 그 결과로 성과가 나온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개별성이 발휘될 때 행복한 사회가 이룩될 수 있다. 두번째는 다양성 존중이다. 구성원의 다양성이 존중될 때 사회는 보다 성숙해진다. 관습과 전통에 얽매여 임직원을 구속하거나 획일화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임직원 스스로 개별성과 자유를 존중 받는다고 느낄 때 진정한 수평적 조직문화의 여건이 마련된다. 세번째는 무오류성 격파이다.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2가지 무 오류성이 바로 내 생각은 항상 옳다, 다수의 생각은 신뢰할 수 있다. 단, 소수가 발언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직 내 만연해 있는지 확인해보고 단 1명이 반대했을 경우 1명의 의견을 꼭 경청할 필요가 있다. 조직 속 인간은 소수에 속하기 싫어하며, 그렇다고 판단되면 함구하기 때문에 자유토론에서 소수 의견이 드러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숨어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리더이며,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조직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전 일텔회장의 ‘AGREE TO DISAGREE’ 방식은 중대 사안 결정시 전 직원에게 전원이 한가지씩 반대의견을 내라고 한 뒤, 수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재수렴하는 것을 2~3회 반복해 1명도 예외 없이 합의하게 되면 집행자조차 뒤집을 수 없도록 했다. 바로 반대의견 제시를 의무사항으로 한 것이다. 반대할 자유, 침묵할 자유를 인정하는 자유토론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과거 최고 문명국가였던 중국을 19세기 영국이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은 황제 1명의 명령에 좌우되어 그 창의성이 말라버렸고, 영국은 토론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창의성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경청하는 리더는 집단사고의 함정을 피할 수 있으며 치열한 토론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실천하는 회사가 바로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이다. CEO 레이 달리오는 근본을 이해하고 투자한다, 금융업도 품질 유지가 필요하다, 금융기업도 열린 문화가 가능하다, 이 세 가지의 전략을 통해 현재 1,650억 달러를 운용하는 헤지펀드사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과거 자신이 옳다는 무오류성에 빠지면서 멕시코 채무 불이행 예측을 확신했으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통화 공급을 늘리면서 증시가 급등했고 이후 18년 동안 미국이 경제성장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레이 달리오는 파산을 하고 직원들을 해고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근거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리더가 아집에 휩쓰릴지 않으려면 의견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논의하는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 판단에서부터 인사 관리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 분야의 집단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주장을 평가하는 앱인 도트 컬렉터를 통해 회의 내내 평가 점수를 업데이트 하고, 모든 사람에 대한 평가 결과가 모두에게 오픈되자, 참가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불편함을 느끼고 퇴사하는 직원도 다수 있었으나, “가족이 서로의 약점을 잘 알기에 오히려 편하게 지내듯이 조직 구성원도 모든 것을 공개하면 오히려 편해진다”라고 레이 달리오는 말했다. 이러한 집단 의사결정의 원칙은 유사문제를 여러 차례 해결한 의사결정자와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사람의 의견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동료들의 평가, 다양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가중치를 부여한다. 자신이 약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하며, 레이 달리오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이를 보완할 과학적 방법을 탐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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