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식] 일본 상장기업 중 첫 '코로나 도산', 노장 의류기업 레나운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의류회사인 주식회사 레나운(株式会社レナウン)이 2020년 들어 첫 상장기업 도산(부채 138억 7900만엔)을 하게 되었다. 더반(ダーバン)과 아쿠아스큐텀(Aquascutum) 등의 신사복 브랜드로 유명한 (주)레나운(자본금 184억7106만460엔)은 5월 15일 도쿄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을 신청하였고, 당일에 재생수속 개시 결정을 받았고, 나가사와 도오루(永沢徹) 변호사가 파산관재인을 맡게 되었다.

 

(주)레나운은 1902년 2월 창업, 47년 9월에 법인화를 한 일본 톱글래스 의류제조 기업이다. 1960년대 젊은 여성층을 타겟으로 많은 노력을 하였고, 인상적인 광고송(1965년판)(1967년판)으로 당대를 휩쓸었었다. 버블 시기인 90년 12월기(期)에 연매출 약 2317억 6500만엔으로 의류 제조로 일본 내 최대규모의 매출을 자랑했으며, 1990년에 영국의 고급 브랜드인 아쿠아스큐텀을 인수했다.

 

하지만 버블 붕괴 이후, 백화점 매출 급감과 유니클로와 같은 전문점의 등장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2004년 1월기에 연매출이 591억 5500만엔으로 감소하였다. 그로 인해 경영자원 집중 및 재분배를 통한 수익 증대를 위해 2004년 3월에 (주)더반을 인수하여, 구(旧) (주)레나운과 (주)더반 2개 회사를 소유한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경영기획과 상표권 관리업무를 영위했으나,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의 증가와 사업다각화로 인해 늘어난 부채의 이자가 부담되어 실적이 악화되자, 2006년 3월 구(旧) (주)레나운과 (주)더반을 합병하여 사업전반을 승계하였다. 그리고 합병을 한 이후 2007년 2월기에는 연매출이 924억 7500만엔으로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재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개인소비와 타사와의 경쟁으로 인해 2017년 2월기 연매출 494억엔을 기록, 순이익은 적자가 이어지며 고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확대로 인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3월 27일 새로 취임한 모리 겐지(毛利憲司) 사장이 취임 당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소비는 경험하지 못 한 정도의 타격이다”라고 말한지 두 달 채 되지 않아 민사재생법을 신청하면서 도산하게 되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되어있는 (주)레나운의 주식은 다음달 16일 상장폐지 할 것으로 발표했다. 일본 내에서 상장기업의 도산은 2019년 1월 JASDAQ 상장기업인 (주)시베루((株)シベール) 이후 처음이며, 2020년 들어 첫 상장기업 도산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 도산’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위화감이 있다고 본다. 30년간 이어온 경영 악화때문이다. 레나운은 수년 동안의 인원 및 사업 축소 반복에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였고, 적자와 조저한 흑자 만으로 지금까지 왔다.

(주)레나운의 주력브랜드는 백화점과 대량판매점을 중점적으로 한 더반(D’URBAN), 아쿠아스큐텀(AQUASCUTUM), 심플라이트(SIMPLE LIFE), 엘리멘트 오브 심플 라이트(ELEMENT OF SIMPLE LIFE), 인터메조(INTERMEZZO), 엔스위트(ENSUITE), 아놀드 파머 타임리스(ARNOLD PALMER TIMELESS)가 대부분인데, 이는 1990년대와 별반 다를 게 없던 상황이었다. (주)레나운과 비슷한 노장의 의류기업들인 온워드홀딩스(オンワードホールディングス), 월드(ワールド), TSI홀딩스 등은 과감한 기업 재구축을 하면서 디지털시대에 맞는 변신을 하였는데, 이와 비교하면 레나운은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비젼을 잃고 있던 기업이었다.

또한, 2010년 중국 최대 섬유의류 기업인 산동루이 그룹의 자회사로 들어간 이후, 산동루이 홍콩 자회사로부터 외상매출금을 회수하지 못 하는 이상한 상태를 보여왔었고 2019년 12월기에 67억엔 적자를 보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주)레나운의 도산은 이미 예상되왔던 일이었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레나온의 도산을 조금 앞당겼을 뿐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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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レナウンが民事再生法適用を申請 衣料品販売の低迷 コロナ影響」, NHK

「名門レナウンの破綻　昭和のビジネスモデルを温存したツケ」, WWD
「株式会社レナウン」, 帝国データバンク
「新型コロナ関連で初の上場倒産、アパレル名門のレナウンが民事再生開始決定」, 야후재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