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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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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개인주의자로 살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던 나에게 어느날 도서관 한편에 꽂혀있던 이 책이 한눈에 들어왔다. 개인주의자 선언. 이름부터가 매우 대한민국의 사회 정서와 완전하게 반대되는 이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집단을, 공동체를 중요시 하라는 교육을 받고 사는 한국에서 개인주의자라는 것은 마치 사회부적응자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개인주의자가 어떠한 것이다,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이렇게 행동해야한다, 개인주의자가 좋은 것이다, 라는 내용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판사의 시각으로 써내려간 책에 가깝다.

문유석 판사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책 제목 그대로인 개인주의자로 살면 된다고 한다. 남과 인연을 끊고, 남에게로부터의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라는 개인주의자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주의자가 아닌, 집단의 잣대에 맞추어 살아가고, 집단을 위해 끌려가는 인생이 아닌 자신의 잣대에 맞추어 살아가고, 자신을 위해 나아가는 인생을 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일단은 말을 전하는 것보다는 문유석 판사가 정의내린 개인주의자가 어떠한 것인지 읽어보는 것이 더 확실할 것 같다.

"합리적 개인주의자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이루어 살 수 밖에 없고, 그것이 개인의 행복추구에 필수적임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하고,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개한다."(26쪽)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순간, 집단이라는 리바이어던은 바다괴물로 돌아가 개인을 삼킨다."(22쪽)

또한 문유석 판사는 이러한 개인주의자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의 예를 들어보자면, 대기업과 같은 번듯한 직장을 가지는 것이나,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는 것, 대학생들에게 졸업하기 전에 토익을 몇점 따야하고,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경험을 해봐야하고, 이러한 대외활동을 해야한다, 와 같은 집단의 잣대가 생기고 그 잣대에 맞추어서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가 아닌, 다양한 직업,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며 행복을 추구해나가야 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한다고 말을 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 되나.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안 되는 건가. 배가 몇 겹씩 접혀도 남들 신경 안 쓴 채 비키니 입고 제멋으로 즐기는 문화와 충분히 날씬한데도 아주 조금의 군살이라도 남들에게 지적당할까봐 밥을 굶고 지방흡입을 하는 문화 사이에 어느 쪽이 더 개인의 행복에 유리할까. 우리가 더 불행한 이유는 결국 우리 스스로 자승자박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32~33쪽)

그리고 이러한 집단주의적인 사고가 팽배해서 그러한 건지, 우리나라에서는 또 조금 의아한 인식이 있다. 집단의 잘못된 점을 밝히면 오히려 내부고발자가 욕을 먹는 부분이 있다. 내부고발자들이 오히려 옳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보게되는 사례가 흔치않게 존재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이러한 내부고발자들 때문에 생활하기가 갑갑해졌다고, 맘편히 일을 할 수 있겠냐고, 자기도 받아먹을거 다 받아먹고 마지막에는 착한 척을 하네 등 욕을 하기까지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문유석 판사는 이렇게 말한다.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당신은 조직에 이용당하는 호구에 불과하다. 이득을 분배받는 공범씩이나 되지도 못한다. 내부고발자들은 그들이 어떤 동기를 가졌던 결과적으로 당신의 몫을 가로챈 권력자들의 치부를 폭로하여 당신에게 이득을 주는 사람이다."(212쪽)

책리뷰는, 아니 독후감을 처음 써보는 거라서 글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뭐 어찌되었든,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이 책을 감히 추천해보고자 한다. 특히나 행복한 삶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단의 잣대를 열심히 쫓아가다 회의감을 드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추천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그냥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글로 리뷰를 끝내도록 하겠다.

"결국 취업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자기토제형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이십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박탈감과 불안감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고난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며 자신은 그래도 노력하고 있기에 그들보다는 낫다고 구분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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